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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뒤면 호주로 온지도 어느덧 6년째
이제 한국에서 일한 기간보다 호주에서 일한 경력이 더 많아졌다.
한국에서의 사무직이 싫어서 호주로 도망온 나는
어느새 다시 사무직으로 돌아왔다.
워킹홀리데이 삐약이었을 땐 그래도 내가 해보고싶은 거 다 해봐서 행복했다.
물론 힘든적도 많았지만 원래 기억은 미화되니까!
지금은 재미있고 소중한 기억만 남아있다.
나는 애초에 계획을 서드비자까지 다 따버리자가 목표였다.
한국에서 시드니 경유해서 브리즈번 도착까지-
지금 생각하면 나 영어 되게 (하나도) 못했는데 어떻게했는지 몰라
인터넷 수도없이 찾아보면서 도착해서 어떻게 할지 시뮬레이션 돌린게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MBTI J 90%넘게 나오는 사람...)
음, 아직까지 기억난다.
공항에서 아빠랑 같이 체크인 했는데 사이 좋아보인다고 직원분이 자리 업그레이드 해줘서 비상구 좌석 앉아서 온 기억.
한때 승무원? 지상직? 아니 그냥 공항에서 일하는게 꿈이었던 나는
비상구 좌석에 앉아서 바로 맞은 편에 앉은 아시아나 승무원분을 보면서
호주에서 영어 공부 열심히해서 승무원 도전해야지! 라는 꿈을 키웠던 것 같다.
깔끔한 유니폼이 주는 멋짐, 그리고 소속감
나는 초딩 때 부터 성격검사하면 90%가 넘는 내향인이지만 일회성 만남에는 자신있는...
날 잘 모르는 사람들은 넌 서비스직이 천직이야 라고 할 정도였다.
사람을 좋아하지만 사람을 안 좋아하는... 이상한 나
혼자가 좋지만 혼자 있으면 때때로 외로움을 느끼는 이상한 나
여튼 그래서 지상직이나 승무원이 하고싶었다!
시드니 도착해서 수하물 찾는데 옆에 사람들이 도와줄까? 해서 인류애 느꼈던 기억...
브리즈번 가야하는데, 콴타스 타야해서 정신 똑띠 차리고 버스타고 콴타스 환승하러 가고..
어찌저찌 브리즈번 도착해서 백팩커 도착
28인치 Suitcase랑 백팩 들쳐메고 가야해서 역이랑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잡았던 기억이 있다.
기억은 안나는데 아마 Roma Street 근처 백팩커 였던 것 같음
4인실 도착해서 2층 베드 사용하는데 8시부터 불이 꺼져서 누워서 찔찔 울었다.
ㅋㅋㅋㅋㅋ
그 당시 한국 티를 못벗어서 오피스룩으로 입고 있었는데 맨날 풀메하고
아이고- 지금 생각하면... (할말하않)
도착해서 2주? 3주만인가, 이탈리아 남자애 한테 Carsales 통해서 중고차 구매했다.
영어 하나도 못해서 번역기 돌려서 한국은행에서 돈 들어오면 보내줄게 써서 보여주고 ㅋㅋ ㅠㅠ
그 남자애가 너 운전은 할 줄 아냐면서 자기가 도와주겠다고 시티 운전하는데 옆에 앉아서 도와줬다.
스무살 되자마자 면허는 땄지만 집에 있는 차가 카니발이라 2종 면허로는 운전이 불가능 했다.
출국 직전에 다시 연수받긴 했는데 거의 장롱면허-
그리고 다음날 알게된 친구들이랑 같이 브리즈번에서 골드코스트 운전해서 다녀왔다.
한 80km정도 되는 것 같은데... 첫 운전을(?) 고속도로 + 장거리라 감 익히기에 좋았다.
알게된 친구랑 같이 브리즈번에 있는 자동차 세차장 트라이얼에 붙어서 다녀왔는데
무릎이 아작나는 줄 알았다, 담날 당연히 안갔고요
무급 트라이얼로 유명한 곳이었다. ㅋㅋㅋ
음, 브리즈번에서의 생활은 좋았다.
사우스뱅크가면 공원도 잘 되어있고, 수영장도있고...
공용 자전거로 생활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당시 일을 안해서 좋았던걸지도! ㅋㅋㅋ
그러다 운 좋게 브리즈번 인근의 공장에 붙어서 이사하게 되었다.
1시간정도 걸리는 곳인데, 당시 경쟁률이 치열했다.
흙구덩이 공장에서 꼬질꼬질하게 하루 10-14시간 일했던 나-
한 두달정도 일했나.. 시즌이 마무리 되어서 그만두게 되었다.
세컨비자 남은 기간 채워야해서 남은 일수 채우러 농장갔는데,
공장에서 시급으로 돈받고 오버타임+보너스 까지 다 받아가며 일하다가
농장 오니까 내가 한만큼 돈을 받을 수 있어서 동기부여가 안되니까 (진짜) 대충 일했더니
슈퍼바이저가 나보고 Korean Princess라고 불렀던 기억
주에 $1,400-$1,500 벌다가 $300-$400 버니까 동기부여가 되겠냐고요...
그렇게 세컨비자 조건 채우자마자 한국가서 2주 지내다왔다.
진짜 이민성에 서류 넣자마자 승인 되었다는 메일이 먼저오고 그 다음에 서류 Recived 했다는 메일이 나중에 와서 웃겼다.
나 호주에서 잘 되려나보다~ 하고 좋았던 기억
콥스하버에 있었던지라 콥스하버 -> 시드니 -> 어디 경유했는데 기억안남 -> 한국
Cathay Pacific 이라 홍콩이었나? 경유했던 것 같다.
여튼 돌아와서 다시 서드비자 따러 첫 세컨 따러 갔던 곳에 경력자로 가고
남은 일수는 또 농장가서 채웠다.
스탠소프에 딸기 트리밍 하는 곳이었는데 거기도 하는 만큼 돈 받는 곳이라 대충 일수만 채웠다 ㅋㅋㅋㅋ ㅠㅠ 농장 시러잉
그러다 코로나가 터졌다.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해서 가족들도 이제 한국으로 오라고해서 차도 판매하고 시드니 통해서 가는 비행기도 예매했다.
아시아나가 $720이라 냉큼 예매했었지..
스탠소프에서 임시숙소인 Runcorn까지 픽업택시 타고 갔는데 아이패드랑 노트북을 살던 집에 두고오는 대참사..
다행히 픽업택시 분이 스탠소프에서 브리즈번까지 자주 왔다갔다 하는 분이라 가져다주셨다 ㅠㅠ
브리즈번에서 시드니 가는 비행기도 자주 취소되어서 며칠 더 연장했던 기억이 있다.
아무것도 안했지 뭐~ 집 근처 마라탕 집에서 마라탕 포장해서 집에서 먹고~
그렇게 시드니로 이동
파라마타에 있는 임시숙소에서 지내다가, 혹시 몰라서 구직활동을 꾸준히 했는데 한 곳에서 채용이 되어서 이사했다.
비행기도 그냥 취소했는데 돈도 다 돌려받음!
채용 조건이 HR 매니저네 쉐어하우스에서 사는거였는데 오히려 좋아
리드컴에서 3분거리에 있는 하우스라서 교통도 편리하고, 직장도 한 정거장 거리였다.
그렇게 거기서 2년정도? 일했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개처럼, 기계 마냥 일했는데... 근무환경은 별로 안좋았던 것 같음
뭐 돈 꼬박꼬박 나왔으니 ㄱㅊ
한국인은 거의 없고 외국인 또래들이랑 일하는거라 좋았던 것 같다.
지게차도 타고, 슈퍼바이저도 하고~ 일개 팩커로 입사해서 정점찍고 퇴사했으니 만족
그러고 다음 직장이 차가 없으면 우버 타야되는 곳이어서 두번째 차를 구매했다.
첫 차가 세단이었으니 해치백을 구매하고싶어서 i30 샀다.
한국에서도 i30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들었던지라 딱히 고민안하고 차 뭐사지? -> i30 -> ㅇㅋ 였던 것 같음
아직도 나와 한몸인 우리 흰색 뛰뛰
다음번에는 소형 SUV나 테슬라를 구매할 생각이다. 돈 열심히 저축해야지!
다음 직장도 공장이었다.
공장 일이 나한테 잘 맞았다.
한국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면서 동기부여 없이 별 의미없는 하루가 대부분이었는데
공장은 하루에 정해진 타겟이 있고, 타겟을 맞추기 위해 모두 열심히 일한다는 점
그런 점에서 동기부여를 얻었고, 재미를 느꼈다.
한국인들이 조금 있었는데, 전부 어르신들이었다.
그리고 한국인 특유의 텃세...
한국인들이 유난히 몰려있는 팀이 있었는데 거기 들어가서 이리저리 치였다.
근데 나는 내 업무능력에 자신 있어서 별로 타격감은 없었음..
여기있는 아주머니 3명치 일을 나 혼자 할 수 있으니까
그러다 옆팀 도와주러 갔는데, 거기 슈퍼바이저가 날 좋게봐줘서 다음날 부터 그 팀에서 일하게 되었다.
우리팀 슈퍼바이저가 나 보내면 안된다했는데,
여기서 포지션 없이 뺑뺑이 돌리느니 + 텃세 당하느니 옆팀 가는게 낫지..
이 팀에는 한국인이 한명도 없었다. 오히려 좋아
그렇게 이 팀에서 일한지 4일만에 서브 슈퍼바이저 제안을 받았다.
QC로 일하면서 서류 작업하고, 팀 매니지먼트하고-
재미있었다.
전 직장에서는 하루종일 땀 흘리면서 죽어라 뛰어다니면서 개처럼 일했는데
여긴 땀 한방울 안나고 (냉장시설이긴했지만) 돈도 많이 받고 휴식시간도 많고-
슈퍼바이저 한명에 기존 서브 슈퍼바이저 (다른 서류작업 하는 애) + 그리고 나
그러니까 왼팔, 오른팔 이런 느낌이었는데, 얘가 첫날부터 나 꼬셔서 넘어감
ㅋㅋ
다른 팀에 있을 때 보는 얘는 되게 비호감이었다.
말도 많고 장난도 많이치고, 한 팀에 대략 20명씩 있고 여기 팀이 5개인데
그 중에 얘가 제일 씨끄러웠음.
점심시간이 겹쳐서 런치룸에 같이 있었는데
별로 가까이하기 싫어서 일부러 제일 멀리 떨어져 앉아있었다.
굳이 옆에 와서 말걸어서 부담시러웠는데 얘가 인스타그램 물어봐서 알려줌.
막상 같이 일하다보니 착한 애였다. 팀원들 생각 많이하는 애고,
무엇보다 일 열심히 했다.
회계하던애라 똑똑하기도 하고-
초반에 서류작업하는 것도 얘가 다 알려줬다.
그렇게 개꿀 회사생활 시작
돈도 많이 벌고 하루종일 붙어있고 을매나 좋게요.
여기도 한 1년 6개월 다니다가 퇴사했다.
얘는 아직도 근무하고있고, 지금은 총괄 슈퍼바이저로 일하고 있다.
지금은 오피스로 와서 사무직..
흑흑..
어릴 때 부터 미술에 약하던 나는 지금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고요?
전공 수업 때도 디자인은 C 받던 나 인데...
지금 생각하면 레퍼런스 찾아볼 생각은 안하고 그냥 "내 생각" 대로만 하라고 하니 그런 것 같음
뭐 나름 한국에서의 경력을 살려서,
웹사이트 개발도 하고 디자인도 하고 마케팅도 하는 그런 올라운더로 지내고 있다.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으려니 좀이 쑤시지만...
지게차 타던, 형광옷 입고 일하던 그 시절이 너무너무 그립지만...
일단 하는 중
별로 불만은 없다, 재미있기도 하고
돈도 공장에서 일할 때랑 비슷하게 벌고, 오후에는 내 시간 가지고 '쉼' 이라는게 있으니까
헤헷 근데 별로 하는 것 없음, 완전 집순이 되었지뭐람
그리고 회사에서 차로 6분거리에 렌트를 하게 되어서 호주생활 6년만에 드디어 내 공간이 생겼다.
사실 나는 집에 돈 많이쓰는게 아까웠는데, 이번에 렌트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쉐어하우스에 살면서 내 방 밖으로 안나왔는데
이젠 거실에 내가 원하는대로 예쁘게 꾸미고, 앉아서 쉬면서 커피도 마시고-
방은 정말 잠만 자는 곳으로 사용하고, 쉴 때는 꼭 거실에 나와서 쉰다.
돈은 쉐어할 때 보다 조금 더 많이 내야하지만, 그만큼 삶의 질이 올라가서 좋다.
블로그도 2022년?정도에 그만두고 아예 폐쇄했는데, 다시 끄적거려보려고 오픈해보았다.
얼마나 갈진 모르겠지만ㅋㅋㅋ 내가 알게된 정보들 공유하려고-!
그래도 나름 하루에 22,000명정도 방문하던 블로그였는데...
짬짬히 등록해야지
오늘 시드니는 32도가 넘는다고해서 집에만 있으려했는데, 아직까지는 선선하다.
앗 지금 31도라네?
흐리기도 하고, 우리집이 해가 거실에 직빵으로 드는 구조가 아니라 선선한 것 같다.
아파트 1층에 Campos 커피빈을 사용하는 카페가 있는데,
지난주에는 닫았다가 오늘은 또 열어서 호다닥 다녀와서 홀짝했는데
카페인 빨인지, 글 쓰느라 머리를 너무 많이써서 뇌 과부화가 왔는지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글 마무리하고 잠깐 휴식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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